태터데스크 관리자

도움말
닫기
적용하기   첫페이지 만들기

태터데스크 메시지

저장하였습니다.

점심 먹기 전에 TEDted.com에 들어가서 영상을 하나 봤다.

출처 http://www.flickr.com/photos/worldeconomicforum/2297165962/


벤자민 젠더(Benjamin Zander)의 Classical music with shining eyes인데 볼만하다.
벤자민 젠더에 대해서 찾아보니 이 사람은 1979년 이후로 보스턴 교향악단의 지휘를 맡고 있다고 한다. 지휘 뿐만아니라 리더십 강연도 많이 했다고 한다.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아래인데, 약 20분 정도의 강의 끝부분에 벤자민 젠더가 한 말이다.

And you know, I have a definition of success
For me it's very simple. It's not about wealth and fame and power
It's about how many shining eyes I have around me.

막을 한국어로 해서 보았는데, 이 부분을 보고는 영문자막으로 바꿔서 해당 부분만 다시 봤다. 영어 그대로 들어야 그 느낌이 더 올 것 같아서  굳이 번역은 하지 않는다.(몰라서 안하는 거 아님...^^)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눈을 빛나게 할 것인가.

이 말을 듣고 나서 처음 생각난 단어는 '정치사업'이다. 사람들은 웃겠지만 난 이런 걸 봐도 이상하게 그런 쪽과 계속 연결이 된다. 나쁜 건 아니지만 사고가 한쪽으로 쏠린 건 아닌지 걱정이 되기도 한다.

대학 다닐때 한 선배에게 빛나는 말을 들었다.

"정치사업이란 말이지.. 평범한 사람을 특별한 사람으로 만드는 거야."

이 말을 듣고 정말 어떤 진리를 들은 마냥 그날 내내 흥분되어 있었다. 꽤 오랜 시간이 지난 지금이지만 이 말을 생각하면 아직도 조금은 설레인다. 이 설렘에 날개를 달아준 것이 바로 벤자민 젠더의 말이다. 이전에도 그랬지만 신자유주의 시대에는 성공이라는 단어가 더욱 삶의 목표가 되었다. 누구나 멋진 경력과 화려한 직장, 많은 연봉 등을 성공의 조건이라고 생각할 때 벤자민은 당신은 얼마나 많은 사람의 눈을 빛나게 했느냐고 묻는다.

누구나 운동의, 진보진영의 위기를 말할 때(아주, 정말 아주 일부는 아직 이것을 인식하고 있지 못한 것 같아 매우 비참하고 분노스럽다) 나는 얼마나 많은 사람의 눈을 빛나게 했는가. 눈을 빛나게 하는 건 세상의 이치를 깨닫거나 자신의 상황을 정확히 알 때가 아닌가 싶다. 세상의 이치를 논리와 과학이 아닌 감정으로만 고리타분하게 이야기하는 사람은 타인의 눈을 빛나게 하기는커녕 자신의 눈마저 어두어지는 법이다. 또한 자신의 상황(위기라는 인식)을 모르는 사람은 근거없는 장미빛 미래만을 이야기하며 외로운 골방에 처박힐 수밖에 없다. 누구와도 소통하지 못한채 쓸쓸하게 시간을 마감하게 될 운명을 기다리면서 말이다.

당신을, 나를 특별하게 만드는 게 중요하다. 당신과 나를 특별하게 만드는 과정에서 당신과 나의 눈은 빛날 것이다. 당신을 특별하게 만드는 것이 정치사업이라면 나를 특별하게 만드는 건 혁신이자 학습이자 실천일 것이다. 혁신, 학습, 실천은 하나로 연결되어 있다. 하지만 그 시작은, 요즘같은 국면에서는 혁신의 시작을 학습으로부터 시작해야 한다. 학습을 시작하는 건 자신과 타인들의 눈을 빛나게 만들겠다는 의지의 표현이자 실천적인 수단이다. 그런 나와 당신이 만나면 생각이 발전하게 된다. 또한 그 만남이 사상사업의 시작이 아닐런지 생각해 본다.

참고로 영상에 쇼팽의 곡이 나온다. 오늘 같이 흐린 날. 진한 커피 한 잔에 듣기 좋은 곡이다.
한국어 자막 서비스는 View subtitles에서 Korean을 선택하면 된다.





저작자 표시

트랙백을 보내세요

트랙백 주소 :: http://thebend.pe.kr/trackback/91 관련글 쓰기
  1. 백 개의 다이아몬드

    Tracked from 미운오리의 블로그 2009/11/27 02:19

    '그대'님의 How many shining eyes I have around me ? 를 읽자마자 곧바로 '백 개의 다이아몬드'가 눈앞에 그려졌다.백 개의 다이아몬드를 본 일이 있는가? 금은방을 가도, 백화점을 가도, 백 개를 한 번에 보기는 어려울 것이다.나는 봤다. 2년 전, 월드비전에서 주최한 세계시민학교 지도밖 행군단 1기에 참여하면서.대학생이 된 뒤 OT, MT를 비롯해 정치, 환경, 인권 등에 관한 다양한 캠프에 참...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백치미 2009/11/25 16:19

    - 주제가 폭넓고 다양하네...

    • BlogIcon 어처구니 2009/11/26 13:52

      요즘에는 네트워크에 대한 생각이 많다보니.. 여기저기 보고 다닙니다. 예전에 말씀드린대로 전 정치와 그런 거에는 아무래도 소질도 관심도 큰 것 같지 않아서....

  2. BlogIcon 뒤죽박죽 2009/11/25 21:09

    클래식을 이렇게 쉽게 잘 설명하다니. 연사 포스가 장난아니군요. ㅎㄷㄷㄷㄷ

    • BlogIcon 어처구니 2009/11/28 12:00

      이런게 실력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많이한다. 많이 아는 것만으로는 실력이라고 하기 어려우니까. 자신이 아는 것을 내놓고 소통하면서 그걸 지혜로 바꿔나가야 하는데... 바로 이 소통이 쉽지 않군....

  3. 레이 2009/11/27 18:49

    몇번이고 보고있어요 정말 감동적이에요^^
    rememer shining eyes!

    즐거움과 동기를 부여하는 것이 아닌ㄴ 불안을 전이하는 방법으로 일을 추진했던 것 같은 몇년
    옆의 사람들도 스스로도 많이 지쳐있는데 '나는 뭘하고 있는거지?, 후배들에게 무엇을 주어야하는거지?'
    라는 생각도 많이 들었는데

    제가 무엇을 해야하는지 사실은 알고 있었지만 마음이 움직이지 않았던 그 말을 굉장히 감동적으로
    듣게되는군요.

    리더쉽, 혹은 정치사업은 결국 그런것 같군요.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눈을 빛나게 할 것인가'
    혹은 진보도 그럴지두요.

    • BlogIcon 어처구니 2009/11/28 01:13

      그냥 한 마디...
      '리더쉽'이 아리나 '리더십'이다....^^
      정치사업은 그런 거...
      하지만 언제나 어려운 거...

  4. BlogIcon 어벙씨 2009/12/05 15:51

    오랫만에 들러 좋은 글 잘 보고 가오.

  5. 선애 2009/12/06 20:33

    이 글 너무 좋은데요. 오랜만에 들렀더니 정말 내눈을 초롱초롱하게 만드는 글을 보게 되는군요..^^
    퍼가고 싶다아!

    • BlogIcon 그대 2009/12/07 13:10

      사람들이 이 글에 많이 반응하는 걸 봐서는... 역시 운동은 혁신의 연속이라는 말이 맞는 것 같다... 좋다고 평가해 주니... 감사감사...
      그리고 퍼가삼....^^

비밀글 (Serect)
댓글 달기 (Submit)
학습을 다시 한번 생각한다.  먼저 드는 생각은 학습의 양이 여전히 부족하다는 것이다. 이 말은 내 사고의 폭이 아직 매우 좁다는 것을 말한다. 예전에는 "그래도 나는 책을 좀 봤다!"하며 약간은 건방진 생각을 하곤 했는데 이건 여전히 내가 내 비교대상을 여타의 다른 운동권들과 하고 있다는 반증이다. 말로는 우리의 경쟁상대, 적수가 운동권이 아니라고 하면서도 자신을 평가할 때는 좁고 폐쇄적인 운동권 집단과 비교를 하고 있는 것이다. 운동권 집단과 비교를 해서는 결코 이 세상을 바꿀 수 없다. 세상의 대가(누굴 두고 대가라고 할지 추상적이지만 위대한 이론가, 실천가, 생활인 - 위대한 생활인에 대해서는 다음에 한 번 이야기하려고 한다.)들의 삶을 한편으로는 따라가면서 또 한편으로는 나 자신의 내공을 쌓아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이다. 내가 세상의 대가는 되지 못한다 하더라도 속된 말로 "큰 물에서 놀아야" 한다는 믿음이다.

그래서 그런지 최근에는 운동이론과 사상에 대한 책 보다는 다른 주제의 책이 더 눈에 끌린다. 글 쓰기, 디지털 세대, 지역 발전, 인간 행동, 심리, 고전 등의 책이 더 강한 인상에 남는다. 오늘 소개할 책 '넛지 (Nudge)'는 최근에 읽은 책으로 내 사고에 적지 않은 자극을 주었다. '넛지'라는 말은 '팔꿈치로 슬쩍 찌르다' 정도의 뜻이다.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넛지 사례는, 암스테르담 공항에서 남자 소변기 중앙에다가 파리 모양의 스티커를 붙여서 소변기 밖으로 새어나가는 소변량을 80퍼센트나 줄일 수 있었다는 것이다. 화장실을 깨끗이 사용하라는 경고도, 심지어 파리를 겨냥하라는 부탁을 한 것도 아닌데도 말이다. 즉, 어떠한 금지나 인센티브 없이도 인간 행동에 대한 적절한 이해를 바탕으로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게 바로 똑똑한 선택을 유도하는 부드러운 힘. 바로 '넛지'이다.

더 많은 사례를 알고 싶다면 아래 블로그를 방문하시라.
<상식의 옆구리를 쿡쿡 찔러라, 넛지> - http://blog.naver.com/creworld?Redirect=Log&logNo=70072172740


책에서 인상적인 부분을 약간 옮긴다.

출처 http://unn.net/News/Print.asp?nsCode=53701

1. 우리는 냉정할 때보다 흥분했을 때 더 많이 소비하게 되는 무언가를 '유혹적'이라고 부른다.(72페이지)
-> 인민들에게, 우리는... 민주노동당은 유혹적인가?

2. 우리는 종종 사람들을 특정한 방향으로 밀어붙이기보다는 모종의 작은 장애물을 제거함으로써 보다 수월하게 바람직한 행동을 독려할 수 있다.(115페이지)
-> 이 책에서 가장 크게 공감했던 부분이다. 우리가 하는 많은 활동들은 밀어붙이기 방식이었다. 물론 이런 방식이 필요할 때도 있었다. 하지만 지역에서 활동하거나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가면서 밀어붙이기 보다 모종의 작은 장애물을 제거함으로써 바람직한 행동(우리로 따지만 우리의 지지자로 만드는 일?)을 독려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한다. 문제는 그 모종의 작은 장애물은 무엇이고 어떻게 제거할 것인가의 문제이다. 책에서는 장애물을 찾는 건 치열한 탐구가 필요한 것이고 제거방식으로는 자유주의적 개입주의를 말한다. 이것이 바로 슬쩍적 옆구리를 치는 '넛지(Nudge)'라는 개념이다.

3. 자유주의적 개입주의의 일종으로, 우리는 이를 RECAP이라고 칭한다. '기록하라(Record)', '평가하라(Evaluate)', '대체 가격과 비교하라(Compare Alternative Prices)'를 줄여 만든 두문자어다.(153페이지)
-> RECAP는 단순히 넛지를 가하는 방식만이 아니라 우리의 활동을 혁신하는데도 많은 실마리를 준다. 혁신이라는 걸 평가와 총화의 연속이라고 한다면 RECAP는 운동의 혁신 방식과 통하는 면이 있다. 정확한 데이터를 가지고(기록) 이것을 가지고 평가(총화 및 평가)하고 다른 부분들과 비교하면서 운동의 혁신을 모색할 수 있다. 예전 학생운동에서 자주 했던 "뻥총화" 등의 이야기 역시 RECAP라는 틀로 보면 해결의 실마리가 보인다. 사람들의 선택 자유를 침해하지 않으면서 좀 더 나은 방향을 모색하는 것. 이것이 '넛지'의 방식이다.

4. 복잡한 상황에서는 선택안을 최대한 늘리라는 주문만으로 적절한 정책을 창출할 수 없다. 선택안이 많을수록, 상황이 복잡할수록 사람들은 교화할 수 있는 선택 설계를 갖추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사용자 우호적인 설계를 창출하기 위해서는 설계자가 인간들을 어떻게 도울 수 있는지 이해해야 한다. 소프트웨어 설계자들과 건축 설계자들은 오래전부터 내려오는 슬로건을 실천한다. 바로 "간단하게 유지하라"이다. 그리고 건물이 그 기능 때문에 복잡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면 사람들의 항해를 돕는 표지판을 충분히 제공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다. 선택 설계자들은 이러한 교훈들을 통합할 필요가 있다.(275페이지)
-> 간단하게 유지하라. 어쩔 수 없이 복잡해 진다면 이해를 돕는 표지판을 충분히 제공하라. 우리가 운영하는 사이트도 활동도 글도 이런 방식으로 할 필요가 있다. 우리가 바람직한 행동을 독려하고 싶은 대상은 바로 인민이 아닌가. 인민들에게 간단(명료)하게 전달하고 친절한 표지판을 제공하는 것. 이건 인민을 가르치려는 자세가 아니라 세상을 바꾸고자 하는 사람들이 가져야할 당연한 자세이다. 가르치고자 하는 사람들은 본질은 자기 스스로도 내용을 잘 모르기 때문에 나오는 것으로 일종의 멍청함의 표현이라고 생각한다.

4. 사람들은 어렵고 복잡하며 발생빈도가 낮은 결정에 대해, 그리고 적절한 피드백이 제공되지 않아서 학습할 수 있는 기회가 거의 없을 때 넛지를 필요로 할 가능성이 가장 높다.(363페이지)
-> 현재 우리 사회에서 우리가 넛지를 가해야 할 내용과 집단, 혹은 사람들은 누구인가. 여길 공략하자.

5. 우리는 자유주의적 개입주의가 초당파주의(bipartisanship)의 믿음직한 기초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환경보호나 가족법, 학교 선택권 등을 포함하는 많은 영역에서 보다 나은 거버넌스(governance)는 정부의 강제나 속박 측면에서 더 적은 것을 요구하고 선택의 자유 측면에서는 더 많은 것을 요구한다고 주장한다. 만약 인센트브와 넛지가 각종 요구사향과 금지사항을 대체한다면, 정부는 더 작아질 뿐 아니라 더 조심성 있는 조직이 될 것이다. 따라서 명확히 하자면, "우리는 더 큰 정부가 아니라 더 나은 거버넌스를 지향한다"는 얘기다.(372페이지)
-> 시장과 국가(정부)라는 오래된 논쟁에 중요한 해결 단서를 주는 부분이다. 우선은 좌파의 역량을 강화하는 것이 중요하지만 연대전략이라는 것은 처지의 동일함 또는 현상에 대한 동일한 감수성을 가지고 할 수도 있지만 그 연대의 방향이 무엇인가라는 점이 중요하다. 더 큰 시장을 원하는 것인가(이명박 정부) 더 큰 국가(정부)를 원하는 것인가(대체로 맑스주의자들은 국가를 인민들에 대한 폭력 장치라고 하고 사회주의 역시 그런 방향이 아니라고 하지만 내가 볼 때는 사회주의 혹은 북한을 의미할 수도...). 난 여전히 사회주의를 지향하지만 시장과 국가(정부)를 대립의 관계로만 볼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이 말은 케인지언처럼 시장에 국가가 적절하게 개입해야 한다는 말과도 다르다. 말 그대로 '거버넌스(국가-정부와 시민사회의 네트워크)'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더 큰 '거버넌스'인가 더 나은 '거버넌스'인가는 미묘하게 들리겠지만 매우 중요한 차이이다. 더 나은 '거버넌스'는 어떤 것일까.

6. 이 책에서 우리는 두 가지의 주요한 주장을 펼쳤다. 첫 번째는 사소해 보이는 사회적 상황들이 사람들의 행동에 막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넛지는 보이지 않는 듯해도 어디에나 존재한다. 적절성의 여부를 떠나 선택 설계는 도처에 만연해 있으며 불가피하기 때문에 우리의 결정에 매우 큰 영향을 끼친다. 두 번째 주장은 자유주의적 개입주의가 결코 모순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선택 설계자들은 선택의 자유를 보호하는 동시에 사람들의 삶을 개선시키는 방향으로 넛지를 가할 수 있다.(373페이지)
-> 이 책의 결론이다. 물론 오해하지 말 것은 이 책의 저자들의 기본 성향은 민주당(자유주의자)처럼 보이지만 시장의 기능을 매우 중요시한다. 따라서 우리가 책의 내용을 다 따라갈 필요는 없다. 우리가 세상과, 인민과 소통할 수 있는 방법을 조금이나마 알려주고 있는 듯 해서 적극적으로 소개한 것이다. 관심 있는 분들은 한 번 읽어봄 직하다.







트랙백을 보내세요

트랙백 주소 :: http://thebend.pe.kr/trackback/81 관련글 쓰기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BlogIcon 어벙씨 2009/11/13 18:25

    트윗에서 서로를 팔로하면, 넛지라고 표기되는 거 아닌가? 그거랑은 어떤 관계가 있는 거지?

비밀글 (Serect)
댓글 달기 (Submit)

현애살수(懸崖撒手)

그대의 이야기 | 2009/10/30 11:50 | 어처구니
출처 : http://bkugotit.tistory.com/107

懸 : 매달릴
崖 : 벼랑
撒 : 놓을
手 : 손

어떤 사람이 절벽에서 미끄러져 떨어지던 도중에 다행히 나무뿌리를 잡았다. 사력을 다해 두 손으로 그 나무뿌리를 잡고 있었다. 이때 어디선가 하나님의 음성이 들렸다. “두 손을 놓아라!” 이때 신앙심이 깊은 상근기(上根機)는 두 손을 놓는다. 그러나 신앙심이 약한 사람은 절대로 손을 놓지 않는다. 떨어지면 죽는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땀을 뻘뻘 흘리면서 끝까지 절벽에 매달려 있을 뿐이다. 사실은 매달려 있는 지점이 지상에서 1m밖에 안 되는 높이지만, 이 사람은 아래를 쳐다보지 못하므로 수십m 높이에 매달려 있는 줄만 안다.

하나님의 말을 듣지 않으므로 이때 자비로운 스승이 나타났다. 스승은 가죽채찍으로 사정없이 그 사람의 손등을 내리쳤다. 두들겨 맞고 나서야 비로소 손을 놓게 된다.

출처 : http://blog.ohmynews.com/pidg/136161

내가 읽어본 무협지는 고등학교 때 같은 반 아이들이 열심히 보던 김용의 영웅문밖에 없다. 사실 지금은 그 내용도 잘 기억이 나지 않지만 한가지는 분명히 안다. 무협지에 나오는 무림의 고수들은 수양이나 공부가 대단하여 그것이 안으로 쌓이고 이것이 몇 갑자나 되는 사람들이라는 것이다. 이 내공이 대단한 사람들은 엄청난 힘을 발산하게 되어 칼을 몇 번 휘두르거나 조금 움직여도 상대방이 죽거나 기겁하여 도망간다.

흔히 운동권에서도 내공이 대단한 사람들이 있다. 아니 있다고들 들었다. 더 솔직히 말하면 내 주변에도 그런 사람들이 있는 듯 하지만 좀 더 지켜보겠다는 조금은 건방진 심사의 표현이다. 문제는 누가 내공있는 사람인지 찾아보는 것이 아니라 각자 자신이 내공을 쌓기 위해 어떻게 해야하는지이다. 그런 의미에서 오늘 찾은 현애살수라는 성어는 많은 가르침을 준다.

내공을 학식이나 기품의 깊이라고 정의하면 내공의 시작은 학습일 수밖에 없다. 물론 죽은 학습이 아니라 산 학습을 하는게 중요하다. 여기서 말하는 산 학습이란 운동의 관점에서 보면 실천적인 학습일 것이다. 그런데 우리가 또 한가지 생각해야 할 것은 학습을 시작할 때 자신이 현재 어느 정도의 수준인가를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다. 사실 이 과정이 가장 힘들고 때론 고통스럽기 때문에 사람들은 학습을 포기하거나 뚜렷한 방향성이 없이 말 그대로 학습을 위한 학습을 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나 역시도 그럴지 모른다. 그렇다면 자신의 수준을 어떻게 파악할 것인가.

우리가 잘 쓰는 표현 중 하나가 "바닥이 드러났다"이다. 어찌보면 이 바닥을 보는 것이 바로 자신의 수준을 아는 것이기도 한데, 바닥은 여하튼 위치로 보면 가장 밑이기 때문에 그 아래로 내려가봐야 알 수 있다. 즉, 내려가야 한다는 뜻이다.

사람들은 자신의 바닥이 꽤나 깊은 곳에 있다고 생각할 지도 모른다. 그래서 바닥까지 내려가는 길이 너무 어려운 일이고 또한 위험한 일이라고 여긴다. 하지만 막상 용기를 내서 뛰어 내려보면 자신의 바닥이 너무 얕아서 부끄러움을 느끼게 될지도 모를 일이다. 현애살수라는 말은 이것을 말해 주고 있다. 바닥을 보는 건 단순히 용기만으로는 되지 않는다. 용기의 지속성이 필요하다.

흥미로운 상상을 하나 한다. 중국의 문화혁명 당시에 젊은 대학생들에게 하방이라는 이름의 운동을 진행한 것을 보면 이 말과 가까운 친척이라고도 할 수 있는 '민중 속으로'라는 표현은 본질 상 자신의 바닥을 알기 위한 운동이 아니었나 생각이 든다.

우리가 걱정할 것은 별로 없다. 용기를 가지고 뛰어 내려도 죽을만큼의 위험이 없다. 왜냐하면 아직 우리의 바닥은 얕기 때문이다(우리라고 표현해서 죄송, 다른 사람들까지 싸잡아서 표현한 것이 아니라 그냥 일반적인 의미의 우리). 우리는 약간의 용기만 가져도 우리의 바닥을 볼 수 있을 것이다. 또한 그 만큼의 용기만 가지면 그렇게 이야기하는, 정말 그토록 이야기하는 '민중 속으로'라는 구호 역시 먼 곳에 있지 않다.

끝으로 위에서 보았듯이 좋은 스승은 벼랑에 매달린 손을 마구 때리며 떨어뜨리는 사람이다. 패거리를 만들고 자기 식구만을 챙기는 이들은 결코 좋은 스승일 수 없다. 지금 운동진영에는 좋은 스승이 얼마나 있을까.




트랙백을 보내세요

트랙백 주소 :: http://thebend.pe.kr/trackback/78 관련글 쓰기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백치미 2009/10/30 23:44

    - 진보의 재구성 1까지가 내 몫이 아닐까....최근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2. BlogIcon 조댕 2009/11/01 01:06

    오오~ 요즘 사색이 깊어지는구려...당신답지 않소...
    요즘 우리 운동진영에 좋은 스승이 얼마나 있을까? 그리고 다수의 활동가들은 자신의 실력, 우리 진보진영의 실력을 얼마나 알고 있는걸까? 나 역시 고민이 든다. 그리고 나 자신에게도...

    • BlogIcon 어처구니 2009/11/02 09:05

      지난 2-3년이 궁금증을 해속하기 위한 기간이었다면 향후 2-3년은 그것과는 다른 시기여야 한다는 생각이 많음. 경제관련 글보다 이런 글을 쓰는 건 아직 고민 정리가 안되기 때문이라네...

  3. BlogIcon 박이 2009/11/01 22:51

    제발 좋은 스승님이 있으면 내게 알려줘...

비밀글 (Serect)
댓글 달기 (Submi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