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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만'에 해당되는 글 2

  1. 2009/10/28 최근의 단상들
  2. 2009/04/08 마지막 회식

최근의 단상들

그대의 이야기 | 2009/10/28 14:01 | 어처구니
1. 나는 아무래도 정치에는 소질이나 감각이 영 없는 것 같다. 운동에는 많은 시련과 우여곡절이 있기 마련이고 그걸 극복해 나가는 것이 그 본질이라고 배우기도 했다. 그런 의미에서 운동 안에 절대 있어서는 안되는 것이 하나 있는데 난 그걸 '반칙'이라고 생각한다. 남보다 빨리 갈 수도 있고 조금 늦게 갈 수도 있다. 속도의 문제는 양과 질이 모두 결합되서 나타나는 결과이기 때문에 부단히 노력하는 수밖에 없다. 하지만 여기세 '반칙'이 끼어들면 상황은 달라진다. '반칙'은 차례를 기다리며 사람들이 줄 서 있는데 얌체같이 중간에 슬쩍 들어오는 행위와 같다. 내가 볼 때 현재 벌어지고 있는 것들은 자기 혁신, 자기 노력이 아니라 일종의 반칙같은 거다. 더 심각한 건 단순히 끼어들기 차원이 아니라 줄 서 있는 앞 사람들의 바짓가랑이을 부여잡고 못가게 하는 짓이다. 난 그들이 정상적인 방법으로 공정하게 경쟁했으면 한다. 링에 올라가서 싸우자고 할 때는 링이 후져서 못 싸우겠다는 식으로 하더니 기다리다가 링에서 내려오니 홀로 링에 올라가 되지도 않을 고함을 치는 격이다. 조금 한심하기도 하다. 만약 이런게 정치라면 나는 역시 정치에는 정말 소질이 없다.


2. 최근 웹서핑을 하다가 어떤 사이트에서 이런 글을 보았다. 연구집단 '수유너머'에 있는 고미숙 선생님(요즘은 선생님이라는 표현이 좋다, 선생님이라는 호칭에는 내가 무언가 배우고 있다는 느낌을 주기 때문이다)이 한 이야기라고 한다.

요즘 희망이 없다고 하는데, 운동권들이 노동운동을 성공할 것이라는 희망을 위해 투신한 것은 아니다. 운동하다가 감옥가면 그 곳에서 사람들을 만나고 자신과 다른 사람들을 만나면서 네트워크를 형성해갔다. 네트워크가 있으면 앞으로 나갈 수 있다. 근데 이제는 네트워크가 없고 나눌 공간이 없다. 나이들어서 두려운 것은 돈이 아니라 네트워크이다.(네트워크가 없어지는 것)

100퍼센트는 아니지만 상당히 공감하는 이야기다. 한가지 짚고 싶은 건 '운동권들이 노동운동을 성공할 것이라는 희망을 위해 투신한 것은 아니다'라는 대목인데, 고미숙 선생님이 이야기한 의도는 파악되지만 영 별로인 자세다. 운동하다가 감옥에 갈 수도 있지만 중요한 건 감옥에 가지 않고 운동을 승리하는 것이다. 감옥에 가는 것도 운동을 승리하기 위해서 가는 것이어야 한다. 운동 승리에 대한 확신과 낙관이 없으면 운동이 지속되지도 않을 것이며 감옥을 가게 되면 운동을 포기하거나 결국 변절해 버리기 일쑤다. 뭐 이건 이 정도로 하고.

내가 가장 인상적인 것은 '네트워크가 있으면 앞으로 나갈 수 있다'는 것. 요즘 같은 때에는 모든 집단들이 자신들의 진입장벽 혹은 대화장벽을 최대한 낮추고 네트워크를 지향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갈수록 폐쇄적인 집단으로 변모하는 것 같아 매우 우려스럽다. 만약 누군가가 개량화되었거나 수정된 계획을 가지고 있다면 토론과 실천 속에서 다시 자리를 잡는 것이지 폐쇄적인 지시나 지침에서는 결코 변화하지 않는다. 이건 '반칙'에 심각한 '오만'이 더해진 결과다. 또한 누군가가 자신들의 내용을 부정했거나 공격했다면 상대방이 말하려는 바가 정확히 무엇인지 이해, 파악하고 그들과 대화를 해야 재공격 혹은 자신들의 계획을 수정할 수 있다.

네트워크를 지향하지 않는 집단은 결국 도태된다. 원칙과 자기 총화라는 허울좋은 변명을 가져다 쓰지만 그건 도태되는 속도를 약간 늦출뿐 방향은 그대로 유지된다. 수많은 실험과 상상을 통해 대화, 토론하려는 자와 자신들만의 폐쇄적인 구조를 가지고 자위하는 집단, 도대체 누가 오만한 것인가. 누가 거만한 것인가. 내가 지난 5년 동안 가장 많이 들었던 '오만', '거만'이라는 말을 이제는 돌려주고 싶다.

당신들은 그렇게 하시라. 난 네트워크로 간다.


3. 일회일비할 이유가 없다는 생각이다. 자신의 적수 혹은 경쟁자는 적수, 경쟁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자신이 어떤 기준으로 적수와 경쟁자를 선정하느냐에 있다. 쉽게 말해 비판하고 욕한다고 해서 다 적수나 경쟁자가 되는 것은 아니다. 수준이 맞아야, 대화가 통해야 적수도 되고 경쟁자도 되는 것이다. 적수, 경쟁자는 스스로 결정한다. 그런 의미에서 볼 때 우리의 적수, 경쟁자는 너무 많다. 우리의 능력과 실천은 그에 비해 많이 부족하다. 하지만 분명하게 말할 수 있는 건 그 적수, 경쟁자가 당신들은 아니라는 점이다.


반칙하지 마시라. 그게 제일 나쁜 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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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회식

저도 모르면서 | 2009/04/08 12:51 | 어처구니
지난 주에 내가 팀장으로 온 이후 매달 첫째 주에 하던 팀의 마지막 회식을 했다.

고기집에서 했는데 그 날은 이상하게 몸 상태가 좋지 않아 고기만 먹다가 돌아왔다. 그랬는데 언제 찍었는지 팀 사람들이 그 때 찍은 사진이라며 2장을 보내왔다.

한장은 어벙하고 한장은 멍청하게 나왔다며 팀 사람들이 비난을 한다. 하지만 내가 보기에는 충분하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내 앞에 앉은 사람들을 쳐다보니...
"그래... 한번 웃겨봐라..."라며 그 특유의 오만한 눈빛이다... 멋지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모든 것을 이해한다는 듯한 해탈의 웃음을 보여주고 있다. 역시....

재수없다고 욕하지 마라. 원래 사는게 그런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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